일상기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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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성로, 도시의 리듬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고 동성로를 걸었다. 익숙한 거리지만, 사진을 함께하는 사람들 때문인지 셔터를 누르는 순간 전혀 다른 장면처럼 느껴지는 게 참 묘하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중심 거리부터 골목 안쪽의 조용한 분위기까지, 같은 공간 안에서도 분위기가 계속 바뀐다.이날은 특별한 목적 없이 그냥 ‘걷고, 보고, 찍자’는 마음으로 나와서인지 더 자연스럽고 재미있는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다. 각자 다른 속도의 발걸음, 햇빛이 건물 사이로 떨어지며 만들어내는 그림자, 그리고 잠깐 멈춰 선 누군가의 표정까지. 각자의 속도로 움직이는 사람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 같다. 누군가는 급하게 지나가고, 누군가는 여유롭게 서서 주변을 바라본다. 그 흐름 속에서 타이밍을 맞춰 셔터를 누르는 순간이 꽤 짜..
2026.05.09 -
봄의 질감_ 봄을 기록하는 다른 방식
화려한 빛깔로 세상을 물들이는 봄의 전령사, 벚꽃. 사람들이 그 분홍빛 화사함에 매료될 때, 난 그 색을 지웠다.색이 사라진 자리에는 비로소 꽃이 가진 '구조'와 '질감', 그리고 빛과 어둠의 지독한 대비만이 남았다. 프레임을 가득 메운 꽃송이들은 도심의 밀집된 군중처럼 압도적인 에너지를 뿜어내고, 차가운 금속 벽면 앞에 위태롭게 뻗은 가지들은 인공과 자연이 충돌하는 거리의 긴장감을 닮아 있었다.어둠을 뚫고 쏟아지는 빛줄기에 몸을 맡긴 꽃잎들은 마치 밤거리 가로등 아래 고독하게 서 있는 행인처럼, 적막하면서도 강렬한 생동감을 드러낸다. 선명함보다 뭉클한 서정성이, 화려함보다 묵직한 정적이 흐르는 찰나의 기록.이번 기록은 나에게 있어 봄을 감상하는 방식이자, 다시 거리로 나설 나의 시야에 깊이를 더하는… ..
2026.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