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크롬(2)
-
대구 동성로, 도시의 리듬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고 동성로를 걸었다. 익숙한 거리지만, 사진을 함께하는 사람들 때문인지 셔터를 누르는 순간 전혀 다른 장면처럼 느껴지는 게 참 묘하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중심 거리부터 골목 안쪽의 조용한 분위기까지, 같은 공간 안에서도 분위기가 계속 바뀐다.이날은 특별한 목적 없이 그냥 ‘걷고, 보고, 찍자’는 마음으로 나와서인지 더 자연스럽고 재미있는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다. 각자 다른 속도의 발걸음, 햇빛이 건물 사이로 떨어지며 만들어내는 그림자, 그리고 잠깐 멈춰 선 누군가의 표정까지. 각자의 속도로 움직이는 사람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 같다. 누군가는 급하게 지나가고, 누군가는 여유롭게 서서 주변을 바라본다. 그 흐름 속에서 타이밍을 맞춰 셔터를 누르는 순간이 꽤 짜..
2026.05.09 -
청도 고수리, 남아 있는 시간들 _
오래된 시간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었다.골목을 걷다 보면 문이 닫힌 채 잊힌 집들,간판만 남은 작은 가게들이 조용히 자리하고 있었다.이미 비워진 곳이지만, 그 위에 남은 손자국과 흔적들은이곳이 분명 누군가의 일상이었던 장소임을 말해주는 듯했다.오래된 우편물, 금이 간 벽, 바람에 흔들리는 낡은 대문.집들은 비어 있었지만, 마을은 텅 빈 느낌이 아니었다.오히려 살아 있었던 시간들을 더 선명하게 불러냈다.사람이 보이지 않아도, 누군가 방금까지 머물렀던 것처럼 느껴졌다.겉으로는 폐허처럼 보였지만, 그곳에는 이상할 만큼 따뜻함이 느껴졌다.지금 이 자리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아이들이 웃으며 뛰어노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버려진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춰 있는 시간 같았다.가끔 지나가는 주민의 발걸..
2026.01.14